일본의 교통 표지판과 신호

일본의 교통 표지판과 신호

빨간 역삼각형은 양보가 아니라 완전 정지다.

한국에서 정지는 빨간색 팔각형이다. 일본 도로에 처음 나서면 그 팔각형이 잘 안 보이고, 아래로 향한 빨간 삼각형에 止まれ(토마레)가 적혀 있다. 한국 운전자 눈에는 양보 표지처럼 보이기 쉬운데, 의미는 완전 정지다.

표지판만 볼 일도 아니다. 일본은 노면에도 제한 속도, 정지, 진행 방향을 크게 써 둔다. 자전거와 보행자도 교통 규칙을 지켜야 하고, 단속은 느슨하지 않다. 면허 시험을 준비하든 이미 핸들을 잡았든, 색과 모양부터 익혀 두면 교차로에서 한 박자 덜 당황한다.

목차 4

일본의 규제 표지판

규제 표지판(規制標識, kiseihyoushiki)은 통행 조건, 금지, 의무, 제한을 알린다. 일본에도 규제, 경고, 안내 표지가 있고 국제 약속과 비슷한 색·모양을 쓰지만, 정지와 서행만큼은 한국과 자주 엇갈린다. 금지 표지는 흰 바탕에 붉은 테두리와 파란 그림이 있는 원형이고, 의무 표지는 파란 바탕에 흰 그림이 있는 원형이다. 아래 사진에서 자주 보는 조합을 먼저 보고, 헷갈리는 표지만 풀어 보겠다. 그림만으로 읽히는 것은 굳이 길게 쓰지 않는다.

일본의 정지 표지는 아래로 향한 붉은 삼각형이다. 글자는 止まれ, ‘멈춰라’는 명령형이다. 2017년 7월부터는 새로 만드는 표지에 영어 STOP을 함께 적기 시작했다. 오래된 표지에는 일본어만 남아 있는 곳도 많다. 정지선 앞에서 완전히 멈춘 다음 좌우를 본다.

通行止め (301) — 도로 폐쇄는 차량은 물론 보행자도 지나갈 수 없다는 뜻이다. 대각선이 하나인 비슷한 표지는 차량만 막고 보행자는 통과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빨간 바탕에 흰 가로줄만 있는 표지는 진입 금지로, 일방통행의 반대편에 자주 붙어 있다.

흰 원형 통행금지, 차량 통행금지, 빨간 진입금지 표지가 나란히 있는 일본 규제 표지판

주차 또는 정차 금지 표지에는 금지 시간을 숫자로 적어 두는 경우가 있다. 일본에서 정차는 보통 최대 5분이고, 운전자는 차 안에 있어야 한다. 5분을 넘기면 주차로 본다.

徐行(じょこう, 조코)가 적힌 역삼각형 두 장을 보자. 뜻은 ‘천천히’, 더 정확히 말하면 즉시 멈출 수 있는 속도까지 늦추라는 규제다. 한국 양보 표지와 모양이 닮아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양보가 아니다. 첫 표지는 그 속도로 서행하라는 안내이고, 아래에 다른 판이 붙은 둘째는 前方優先道路(전방 우선 도로)처럼 앞에서 오는 쪽에 우선권이 있다는 뜻이다. 2017년부터는 서행 표지 아래에 영어 SLOW가 병기되는 새 디자인도 들어왔다. 마지막 표지의 유명한 止まれ는 의무 정지다.

화살표가 그려진 파란 표지는 가야 할 방향, 또는 그 방향만 허용한다는 뜻이다. 원형은 지정 방향 외 진행 금지에 가깝고, 직사각형은 일방통행인 경우가 많다. 빠져 있거나 드물게 보이는 파란 표지도 있지만, 따라 하거나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가리킨다는 점은 같다.

徐行와 止まれ 역삼각형, 파란 원형 방향 지시 표지가 모여 있는 일본 규제 표지판

경고 표지판 — 주의 신호

경고 표지판은 도로에서 곧 만날 상황을 미리 알린다. 급커브, 동물, 건널목처럼 위험하거나 낯선 구간이다. 일본에서는 경계 표지(警戒標識, keikai hyōshiki)라고 부르며 노란 마름모가 기본이다. 해당 지점보다 대략 30~200m 앞에 서 있어서, 보고 나서 속도를 낮출 시간이 있다.

그림이 한국과 비슷한 것도 많지만, 사람이나 동물이 걷는 방향이 반대로 그려진 표지가 있다. 일본이 왼쪽 통행이라서다.

노란 마름모 경고 표지: 너구리와 원숭이, 횡풍, 낙석, 미끄러운 도로

느낌표는 따로 적지 않은 다른 위험을 뜻하고, 보통 보조 표지가 따라온다. 야생동물 표지에는 사슴만이 아니라 너구리(タヌキ), 토끼, 원숭이처럼 그 지역 동물이 나온다. 두 번째 열의 세 번째처럼 횡풍, 첫 번째 열의 두 번째처럼 낙석, 마지막처럼 미끄러운 노면도 같은 노란 마름모다.

전철 그림이 있는 건널목 주의 표지를 보면, 차단기가 올라가 있어도 일단 멈춘다. 경보기나 차단기 작동 여부와 상관없이 정지선에서 좌우를 확인하는 쪽이 일본 규칙이다.

일본의 안내·지시 표지

안내·지시 표지는 지시 표지(指示標識, shiji hyoushiki)라고 한다. 모양은 다양하고, 보통 파란색이다. 일반 경로는 파란 방패, 고속도로는 초록 방패를 쓴다. 교차로, 시·구, 역, 에스컬레이터까지 정보가 적힌 판도 있다. 일본에는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쓰는 횡단 구간이 있어, 자전거에서 꼭 내리지 않아도 되는 곳이 있다. 표지를 보고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파란 안내 표지, 초록 고속도로 방패, 자전거·보행자 횡단과 보조 표지가 있는 일본 지시 표지판

보조 표지(補助標識, hojo hyoushiki)는 본 표지 아래에 붙는 흰 직사각형이다. 시간, 차종, 구간을 제한한다. 자주 나오는 글자다:

  • ここから — koko kara — 여기부터;
  • ここまで — koko made — 여기까지;
  • 停 — 정지를 나타내는 한자 (동사 활용이 아님);
  • 終点 — shuuten — 종점;
  • 始点 — shiten — 시점;
  • 注意 — chuui — 주의;
  • 入口 — iriguchi — 입구;
  • 出口 — deguchi — 출구;

자전거를 타든 차를 몰든, 항상 도로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은 보행자 쪽인 경우가 많다. 표지가 가로수나 전봇대 뒤에 가려져 있는 골목도 있으니, 교차로 직전만이 아니라 조금 앞에서 고개를 드는 습관이 필요하다.

색과 한자를 외워 두면, 처음 보는 조합도 절반은 읽힌다. 나머지는 보조 표지의 짧은 글이 채워 준다.

한국 면허를 일본 면허로 바꾸기

일본에 거주하면서 계속 운전하려면 관광용 국제운전면허만으로는 부족해진다. 한국 면허가 유효하다면 절차 이름은 가이멘 키리카에(外免切替)다. 한국은 학과 시험과 기능 시험이 면제되는 지정 국가라서, 서류 심사와 적성 검사(시력 등)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어 번역문은 JAF(일본자동차연맹)에서 받는 길이 일반적이다. 면허 취득 후 한국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한 증명이 빠지면 막히는 경우가 있으니, 여권 출입국 기록을 미리 챙긴다.

서류와 예약, 시험장별 차이는 한국 운전면허를 일본 면허로 전환하기에서 따로 정리했다. 표지판을 읽는 연습까지 한곳에서 하고 싶다면 Kirizawa의 일본 운전면허 온라인 강좌도 있다. 통역이나 과외만으로 길을 찾기보다 부담이 적다.

출처 및 유용한 링크

저자 소개

Kevin Henrique

일본, 한국,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중심으로 아시아 문화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일본어 교육, 여행 팁, 깊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집중하는 독학 작가이자 여행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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