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조금 배우면 거의 제일 먼저 입에 붙는 감탄이 있다. 오이시이[美味しい]. 접시가 나오자마자 튀어나오고, 드라마에서도 그 발음으로 들린다. 문제는 그 한 단어가 식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자만 봐도 힌트가 있다. 美는 아름답다, 味는 맛이다. 글자 그대로 ‘아름다운 맛’을 말하는 형용사인 셈인데, 같은 식탁에서 선배는 うまい를 던지고, 방송은 絶品을 붙이고, 할머니 세대는 牛負けた라는 말장난을 남겼다. 발음은 비슷해 보여도 결이 다르다.
목차 7
오이시이[美味しい]는 무슨 뜻인가
먼저 oishii[美味しい]가 실제로 가리키는 지점을 봐야 한다. 이 단어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한자 bi(美)와 맛·취향을 뜻하는 aji(味)가 겹친 형태다. 문자 그대로 ‘맛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셈이다.
여기서 자주 생기는 착각이 있다. 美味만 보고 발음만 다른 같은 단어라고 읽는 경우다. 그렇지 않다. 美味しい는 い형용사이고, 美味[びみ, bimi]는 한자의 음독으로 읽는 명사다. 문어에서는 “美味なる”[びみなる]처럼 붙여 쓰기도 하지만, 가게에서 접시를 받고 던지는 말은 아니다. 장소를 붙여 “이 집 요리는 美味다”처럼 명사로 평가하는 용법은 있어도, 일상 감탄의 기본형은 여전히 おいしい다.
처음 만난 자리, 점원 앞, 비즈니스 식사라면 おいしいです, 식사가 끝난 뒤에는 おいしかったです가 가장 안전한 한 줄이다. おいしい의 ‘お’는 가벼운 존경 접두어이고 어간은 옛말 いし다. 무로마치 이후 여방말(女房言葉)로 굳어 음식이 맛있을 때 쓰는 말로 좁혀졌다. 그래서 교과서와 여행 회화가 이 단어를 먼저 가르치는 것이다.

우마이[うまい] — 캐주얼하고 손이 닿는 맛
umai[うまい]는 꽤 흔하지만 격이 낮다. 친구 사이, 혼잣말, 맥주를 들이키며 나오는 감탄에 가깝다. 맛있다는 뜻 말고도, 식욕이 확 당겨진다는 느낌을 실을 때 잘 맞는다. 드라마에서 남자 캐릭터가 한 입으로 “우마이!”를 외치는 장면이 많은 이유다. 요즘은 여성도 편한 자리에서 쓰지만, 처음 본 사람 앞에서는 여전히 오이시이 쪽이 덜 걸린다.
혼란은 한자에서 커진다. 사전은 솜씨·능숙함을 上手い 또는 巧い로 적고, 맛을 旨い나 美味い로 적는다. 발음은 같고 글자만 갈린다. 요리를 칭찬하는 동시에, 그 요리를 만든 손까지 칭찬하는 느낌이 겹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글자를 더 조심해야 한다. 甘い는 보통 amai[あまい]로 읽어 ‘달다’는 뜻이다. 단맛·짠맛·우마미를 나누는 일본어 미각 표현과 같은 층이다. 옛 사전에는 うまい를 甘い로 적는 용례도 보이지만, 오늘날 식탁에서 甘い를 보고 umai로 읽으면 의미가 어긋난다. 달콤한 디저트에는 甘い, 맛있다는 감탄에는 うまい를 쓰는 편이 안전하다.
원래 맛을 가리키는 한자는 旨였다. 지금은 히라가나로만 쓰는 경우가 많다. 旨는 맛있다, 특별히 좋다, 라는 개념을 직접 담는다. 시간이 지나며 上手い가 솜씨 쪽으로 자리를 넓혔고, 음식 감탄은 히라가나 うまい가 일상으로 남았다.

젯핀[絶品] — 일품이라고 부를 때
zeppin[絶品]은 명작, 정교한 물건, 더 이상 손댈 곳이 없는 한 접시에 붙는 명사다. 끊고 뛰어넘는다는 뜻의 絶과, 물건·품격을 뜻하는 品이 겹친다. TV와 광고에서는 絶品グルメ, 絶品です가 자주 보인다. 격식 자리에서도, 캐주얼한 감탄에서도 쓸 수 있지만, 편의점 주먹밥을 집고 던질 말은 아니다. 평생 먹어본 것 중 손에 꼽힌다고 말할 때 아껴 쓰는 편이 맞다.
오이시이, 우마이, 젯핀만으로도 식탁은 굴러간다. 그래도 맛이 왜 좋은지까지 말하고 싶다면 맛을 가리키는 aji(味)로 문장을 닫으면 된다. “간이 딱 맞다”, “국물이 진하다”처럼 구체가 붙는 순간, 감탄이 평가가 된다. 가이세키처럼 접시가 순서로 나오는 자리에서는 絶品이 메뉴 설명에 더 자주 앉는다.

식탁에서 바로 나오는 다른 말들
어떤 사람은 흔한 감탄 saikou[最高]를 쓴다. 최고, 이보다 나을 게 없다는 뜻이다. 맛만 말하는 단어는 아니고, 그 순간의 기분까지 포함한다. 더운 날 아이스크림, 일한 뒤 맥주처럼 ‘이 조합이 최고다’에 가깝다.
어떤 사람은 접시를 비우고 shiawase[幸せ]라고 한다. 행복하다는 말이다. 맛이 좋아서 몸이 풀렸다는 쪽에 가깝고, 드라마에서는 여성 대사가 많다. 반대로 한 입이 습관이 되어버렸다고 말하고 싶으면 kuse ni naru[癖になる]다. kuse[癖]는 버릇, 경향, 중독에 가까운 습관이다.
더 그림이 있는 관용구는 hoppe ga ochiru[ほっぺが落ちる]다. 글자 그대로는 볼이 떨어진다.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볼이 항복했다는 비유다. 한국말로 옮기면 ‘볼이 떨어질 맛’,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에 가깝다. ほっぺたが落ちる, ほっぺが落ちそう처럼 형태가 조금 흔들려도 같은 그림이다.

まいうー와 우시마케타, 농담이 된 맛있다
うまい를 거꾸로 읽은 것처럼 들리는 まいうー는 사전 표제어가 아니다. 개그 콤비 혼자마카의 이시즈카 히데히코가 방송 식평에서 굳힌 버릇이다. 로마자로 maiyu라고 적으면 발음이 어긋난다. 늘리는 모음이 핵심이라, 입모양 그대로 まいうー로 적는 편이 맞다.
식탁 유머의 반대편에는 ushimaketa[牛負けた]가 있다. 쇼와 세대가 밥을 비우고 던지던 말장난이다. うまかった(맛있었다)를 풀어 馬が勝った(말이 이겼다)로 듣고, 그래서 소가 졌다—牛負けた—고 받는 식이다. 사전적 ‘맛있다’가 아니라 다자레다. 젊은 자리에서 진지한 평가로 쓰면 웃음이 먼저 나온다.
잘 안 쓰이거나 문어에 가까운 표현
아래는 맛·미식과 맞닿아 있으나, 지금은 문어·간판·오래된 농담에 더 잘 남는 말들이다. 회화 첫 문장으로 쓰기보다, 글이나 메뉴에서 만났을 때 알아듣는 용도에 가깝다.
| 한국어 | 일본어 | 로마자 |
| 꽤 괜찮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 結構 | kekkou |
| 미식, 맛있는 음식 | 美食 | bishoku |
| 풍미가 더할 나위 없다 | 風味絶佳 | fuumizekka |
| 좋은 맛, 가미 | 佳味 | kami |
| 귀한 상차림 | 珍膳 | chinzen |
| 진귀한 안주·요리 | 珍肴 | chinkou |
| 맛있었다(소가 졌다, 말장난) | 牛負けた | ushimaketa |
| 좋은 맛, 기호에 맞다 | 好味 | koumi |
kekkou[結構]는 칭찬이면서 사양의 말이기도 하다. “もう結構です”는 이제 충분하다는 뜻이라, 접시를 칭찬하는지 거절하는지 문맥을 봐야 한다.
한눈에 보는 16가지
입으로 나오는 감탄부터 메뉴에 앉는 한자까지, 이 글에서 다룬 말은 열여섯이다.
- 오이시이 [美味しい]
- 우마이 [うまい]
- 젯핀 [絶品]
- 사이코 [最高]
- 시아와세 [幸せ]
- 쿠세니 나루 [癖になる]
- 마이우 [まいうー]
- 호페가 오치루 [ほっぺが落ちる]
- 켓코 [結構]
- 비쇼쿠 [美食]
- 후미젯카 [風味絶佳]
- 카미 [佳味]
- 친젠 [珍膳]
- 친코 [珍肴]
- 우시마케타 [牛負けた]
- 코미 [好味]
식당에서 점원에게는 おいしいです 한 줄이면 충분하다. 친구 앞에서는 うまい가 더 사람 같고, 정말 손이 멈추지 않는 한 접시에만 絶品을 아껴 두면 말이 가벼워지지 않는다. 나머지는 드라마, 간판, 할머니의 농담을 알아듣는 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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