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 품종 13가지: 시바부터 천연기념물 니혼켄까지

일본 개 품종 13가지: 시바부터 천연기념물 니혼켄까지

시바와 아키타 너머, 고치의 시코쿠부터 오키나와의 류큐견까지

한국에서 일본 개라고 하면 십중팔구 시바견이거나, 시부야 역앞 동상의 아키타견이다. 둘 다 맞다. 다만 그게 목록의 전부는 아니다.

일본은 고양이 나라처럼 보이지만, 산지에서 멧돼지와 곰을 상대하던 개 이야기도 길다. 시바는 그 이야기에서 가장 작은 자리일 뿐이고, 옆에 어떤 개가 있는지는 지역 이름만 봐도 감이 온다.

목차 14

니혼켄 6종과, 일본에서 만들어진 다른 개들

일본견(日本犬, 니혼켄)은 흔히 시바나 아키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지만, 일본견 보존회(NIPPO)가 기준으로 삼고 1930년대에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혈통은 여섯이다. 소형은 시바견, 중형은 기슈·시코쿠·카이·홋카이도, 대형은 아키타견. 삼각 귀, 말아 올린 꼬리, 이중모라는 스피츠형 골격이 공통이다.

그 여섯 밖에 도사견, 재패니즈 스피츠, 재패니즈 테리어, 친, 사할린 허스키, 류큐견, 산슈견처럼 일본에서 길러지거나 만들어진 견종이 있다. 원산지가 일본이라고 해서 모두 니혼켄은 아니다. 아래 열세 가지는 그 차이를 기준으로 모아 본 목록이다.

1 - 시코쿠견(四国犬, Shikoku Inu) — 고치의 산지 사냥개

시코쿠견은 시코쿠 섬, 특히 고치현 산악 지대에서 멧돼지를 쫓던 중형견이다. 험한 지형 때문에 바깥 혈통과의 섞임이 적었고, 그래서 니혼켄 가운데서도 야생적인 인상이 강하다. 털빛이 늑대를 닮아 오인된 일화도 있을 정도다.

주인에게는 온순하고 정이 깊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과 어울리면 잘 지내지만, 사회화가 부족하면 경계가 세질 수 있다. 영리하고, 신중하며, 활동적이고 용감하다. 사냥 본능이 남아 있어 초보가 힘으로만 다루기는 어렵다.

수컷 체고는 대략 49~55cm, 몸무게 16~25kg 안팎. 수명은 10~12년 정도로 본다. 털색은 참깨색, 검은 참깨, 붉은 참깨가 흔하다.

고치 산지 출신 시코쿠견의 참깨색 털과 선 귀

2 - 홋카이도견(北海道犬, Hokkaido Inu) — 북쪽의 아이누견

홋카이도견은 아이누족이 기르던 중형견으로, 아이누견이라고도 불린다. 아이누어로는 세타(seta). 조몬 시대에 도호쿠에서 홋카이도로 건너간 사냥개가 조상이라는 설이 있고, 가마쿠라 시대에 혼슈에서 온 중형 사냥개가 바탕이라는 설도 있다. 17세기 이야기와 가마쿠라 시대를 한 문장에 섞어 쓰면 연대가 틀린다. 가마쿠라는 12~14세기다.

추위에 강하고 산악에 잘 적응해 에조사슴과 곰 사냥에 쓰였다. 온순하면서도 용감하고, 경계심이 있으며 충실하다. 방향 감각이 뛰어나 주인과 떨어져도 혼자 돌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닌다. 더위에는 약한 편이다.

체고는 대략 46~52cm, 몸무게 20~30kg. 검은색, 흰색, 검은색과 황갈색, 참깨색, 붉은색 털을 볼 수 있다.

두꺼운 이중모를 가진 홋카이도견, 아이누견이라고도 부른다

3 - 도사견(土佐犬, Tosa Inu) — 일본에서 가장 큰 투견 혈통

도사견은 니혼켄 여섯에 들어가지 않는다. 19세기 고치(옛 도사)에서 시코쿠의 재래견에 마스티프, 그레이트 데인, 불독 같은 서양 대형견을 교배해 만든 투견이다. 일본 원산 견종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크다. 체고 60cm를 넘기고, 계통에 따라 몸무게가 40~90kg까지 간다.

낯선 사람이나 다른 개에게는 거리를 두지만, 가족에게는 정이 깊어 집을 지키는 데 쓰였다. 의심이 많고, 영리하며, 민감하고 용감하다. 짧은 털은 검은색, 담황색, 줄무늬, 붉은색이 나온다. 그 역사 때문에 일부 나라에서는 사육이 제한된다.

근육질의 대형 도사견, 재패니즈 마스티프라고도 부른다

4 - 기슈견(紀州犬, Kishu Inu) — 흰 털의 멧돼지 사냥개

기슈견은 와카야마·미에·나라의 기슈 산지에서 멧돼지와 사슴을 쫓던 중형 니혼켄이다. 일본 개의 뿌리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이야기는 니혼켄 전체에 붙는 말에 가깝고, 기슈만의 독점 연대는 아니다. 지금은 흰 털이 표준처럼 보이지만, 붉은색·참깨색·줄무늬도 있다.

중형견으로 체고 43~55cm, 몸무게 14~27kg 안팎. 애정이 있고 활동적이며, 장난기가 있으면서도 차분하다. 보호 본능이 강해 아이와 지내는 집도 있지만, 사냥 본능은 그대로다. 숲에서는 눈에 잘 띄라고 흰 개를 선호한 역사가 있다.

흰 털이 많은 기슈견, 와카야마 산지의 멧돼지 사냥개

5 - 카이견(甲斐犬, Kai Inu) — 호랑이 무늬의 무리 사냥개

카이견은 야마나시현 옛 카이 지방에서 고정된 중형견이다. 토라켄(虎犬, 호랑이 개)이라고도 부른다.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성향이 강해, 개체 수를 유지하고 혈통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강아지는 단색으로 태어났다가 자라면서 호피무늬가 살아나는 경우가 많다.

원래는 멧돼지와 사슴을 쫓는 사냥개였고, 나무를 타고 사냥감을 따라간다는 이야기도 있다. 적응력이 좋아 반려견·경비견으로도 길렀다. 체고 45~56cm, 몸무게 14~18kg, 수명 14~16년 정도로 본다. 털은 어두운 줄무늬, 회색 줄무늬, 붉은 줄무늬.

호피무늬가 뚜렷한 카이견, 토라켄이라고도 부른다

6 - 재패니즈 스피츠(日本スピッツ)

재패니즈 스피츠는 니혼켄이 아니다. 1920년 무렵 시베리아와 중국 북부를 거쳐 들어온 대형 흰 저먼 스피츠를 바탕으로, 캐나다·미국·호주 등에서 들여온 흰 스피츠를 섞어 일본에서 만든 반려견이다. 재팬 케널 클럽이 1948년에 표준을 정리했다.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와 한 쌍으로 묶는 설명은 단순하다.

순백색 장모, 선 귀, 등 위로 넘긴 꼬리가 특징이다. 명랑하고 활동적이며 장난기가 많다. 수명은 10~16년, 수컷 체고 30~38cm, 암컷은 그보다 조금 작다. 영리하고 다정하지만, 훈련이 없으면 잘 짖는다.

순백색 장모의 재패니즈 스피츠

7 - 재패니즈 테리어(日本テリア, Nihon Terrier)

재패니즈 테리어니혼 테리어, 닛폰 테리어로도 부른다. 니한이 아니다. 18세기 네덜란드 쪽에서 나가사키로 들어온 단모 테리어가 일본 재래견과 섞이며 자리를 잡았다.

작고 민첩한 반려견으로, 아이들과도 잘 지내는 편이지만 일본 안에서도 보기 드물다. 체고 20~33cm, 몸무게 2.3~4.1kg. 몸은 대개 흰색이고 머리는 검은색이거나 삼색이다. 다정하고 명랑하며 경계심이 있고 활기차다. 짧은 털 때문에 추위에는 약하다.

몸이 희고 머리가 검은 재패니즈 테리어

8 - 재패니즈 친(狆, Chin)

은 사냥 스파니엘이 아니라 궁정과 도시에서 기른 소형 반려견이다. 일본 스파니엘이라는 옛 이름도 남아 있다. 조용해서 도시에 사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는 평이 오래됐다. 도쿠가와 쓰나요시가 아꼈다는 이야기도 따라다닌다.

긴 털은 보통 검은색과 흰색, 또는 붉은색과 흰색이고, 꼬리도 털로 덮여 있다. 영리하고 경계심이 있으며 충실하다. 수명 12~16년, 몸무게 1.4~6.8kg 안팎.

검은색과 흰색 긴 털의 재패니즈 친

9 - 사할린 허스키(樺太犬, Karafuto Ken)

사할린 허스키는 사할린(가라후토)과 그 일대에서 썰매와 사냥에 쓰인 개다. 니혼켄이 아니라, 니브흐 등 북방 민족의 썰매개 혈통에 가깝다. 체고 56~66cm, 몸무게 30~40kg. 털은 검은색, 크림색, 갈색, 비스킷색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거의 사라진 상태다. 2011년 무렵 일본에 남은 순혈에 가까운 개체가 두 마리뿐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와 별개로, 1958년 쇼와 기지에 남겨졌다가 살아남은 타로지로가 이 개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영화 《남극이야기》의 배경이 그 원정이다.

썰매개로 쓰이던 사할린 허스키, 카라후토켄

10 - 아키타견(秋田犬, Akita Inu)

영화와 시부야의 하치코로 알려진 아키타견은 니혼켄 여섯 가운데 유일한 대형견이다. 충실하고, 온순하며, 차분하고, 용감하다. 다만 영역 본능이 강해 다른 개와는 잘 못 지내는 경우가 많다. 경험 있는 주인이 아니면 버거울 수 있다.

체고 64~70cm, 몸무게 34~54kg. 털은 흰색, 참깨색, 붉은 담황색이 많고, 가슴·볼·꼬리 아래의 우라지로(흰 그림자)가 일본 아키타의 특징으로 꼽힌다. 수명 10~12년. 미국으로 건너가 다른 색과 골격을 갖게 된 아메리칸 아키타와는 지금 별개로 본다.

넓은 머리와 말아 올린 꼬리의 아키타견

11 - 시바견(柴犬, Shiba Inu)

시바견은 아키타와 귀가 서고 꼬리가 말린 점이 닮았지만, 니혼켄 가운데 유일한 소형이다. 체고는 대략 35~41cm, 몸무게 8~10kg. 붉은색, 참깨색, 흑황, 크림이 나오고, 역시 우라지로가 있다. 일본에서 가장 흔히 보는 토종견이고, 해외에서도 가장 먼저 이름이 나온다.

독립적이고 고집이 세며, 기분이 상하면 그 유명한 시바 비명을 지른다. 주인에게는 정이 깊지만 복종만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작게 줄인 마메시바는 유행이지만, 천연기념물 시바와는 별개의 개량이다. 아키타와 시바의 차이를 더 보고 싶다면 아키타견과 시바견을 나란히 정리한 글이 있다.

붉은 털과 우라지로가 보이는 시바견

12 - 류큐견(琉球犬, Ryukyu Inu)

류큐견은 오키나와와 이시가키 등 남쪽 섬의 희귀 견종이다. 니혼켄 여섯이 아니라, 오키나와현 천연기념물(1995)로 지자체 차원에서 지킨다. 2015년 무렵 개체 수가 400마리 안팎까지 줄었다는 추정이 있다. 외모는 카이견을 떠올리게 할 수 있지만 혈통은 다르다.

얀바루의 험한 숲에서 멧돼지를 쫓고 집을 지키며 살아남았다. 용감하고 영리하며 경계심이 있다. 주인에게는 정이 깊지만, 섬 밖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키나와 출신 희귀견 류큐견

13 - 산슈견(三州犬, Sanshu Inu)

산슈견은 1910년대 전후 아이치(옛 산슈)에서 정리된, 비교적 새로운 일본산 견종이다. 재래 일본개에 차우차우 등 다른 혈통이 섞였다는 설명이 따라다닌다. 니혼켄 여섯과는 별개다.

온순하고 충실하며 성격이 부드러워 반려견으로 길렀다. 중형이고 털이 빽빽하며 색과 무늬가 다양하다. 낯선 이에게는 예의를 갖추는 편이고, 일본 밖에서는 여전히 드물다.

아이치에서 개량된 중형 산슈견

시바와 아키타만 알고 있어도 일본 개를 만난 셈이다. 다만 고치의 시코쿠, 홋카이도의 세타, 오키나와의 류큐를 같은 바구니에 넣으면 이야기가 엉킨다. 천연기념물 여섯과, 일본에서 따로 만들어진 개를 구분해 보면 목록이 비로소 읽힌다.

출처 및 유용한 링크

저자 소개

Kevin Henrique

일본, 한국,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중심으로 아시아 문화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일본어 교육, 여행 팁, 깊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집중하는 독학 작가이자 여행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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