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파쿠라와 페이퍼크래프트: 종이로 조립하는 3D 모형

페파쿠라와 페이퍼크래프트: 종이로 조립하는 3D 모형

출력한 도면을 자르고 접어 입체 캐릭터를 조립하는 방법.

페이퍼크래프트(papercraft), 일본에서 줄여 부르는 페파쿠라(ペパクラ)는 종이에 인쇄된 전개도를 자르고 접어 입체 모형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색과 무늬가 이미 도면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원하는 형태를 만들기 위해 자르고 접고 붙이면 됩니다.

프린터만 있으면 애니메이션, 게임, 만화 캐릭터 도면을 바로 출력할 수 있어서, 종이 한 장으로 피규어를 조립하는 취미로 퍼졌습니다.

왼쪽은 검은 머리 교복 캐릭터의 종이 전개도, 오른쪽은 보라색 의상의 조립된 페이퍼크래프트 피규어
목차 4

페이퍼크래프트, 페파쿠라, 종이모형

한국에서는 같은 작업을 종이모형이라고도 부릅니다. 도면 파일을 주고받는 자리에서는 이 이름이 더 익숙한 경우도 많습니다.

종이접기(오리가미)는 한 장의 종이를 주로 접어 학이나 상자 같은 형태를 냅니다. 페이퍼크래프트는 전개도라는 평면 도면을 오리고, 접선에 맞춰 접은 뒤 풀로 붙여 입체를 만듭니다. 가위와 풀이 기본 도구인 이유입니다.

페파쿠라의 기원

종이를 접어 물건을 만드는 손재주 자체는 오래되었습니다. 지금처럼 인쇄된 키트를 사서, 혹은 내려받아 조립하는 취미는 유럽의 카드 모형 쪽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19세기에는 건물 같은 입체 키트가 팔렸고, 20세기 초에는 종이보다 두꺼운 카드지에 인쇄하는 방식이 흔해졌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금속 장난감이 귀해지면서 종이 모형이 다시 눈에 띄었습니다. 1941년 무렵 영국에서 나온 마이크로모델(Micromodels)처럼 배, 기차, 건물, 비행기를 작은 카드에 담아 조립하는 시리즈가 그 시기를 잘 보여줍니다.

플라스틱 조립 키트가 퍼진 뒤에는 상업용 종이 키트가 한동안 줄어들었습니다. 개인용 프린터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누구나 도면을 내려받아 출력할 수 있게 되었고, 공식 캐릭터 모형을 공개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캐논이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 파크는 동물, 건축물, 탈것 도면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공식 자료실입니다.

분홍과 초록 머리 치비 둘, 금발 망토 피규어, 흰 로봇 페이퍼크래프트 세 점

전개도를 입체로 만드는 방법

기본 순서는 출력, 재단, 접기, 접착입니다. 도면을 인쇄하고 절단선을 따라 오린 뒤, 접선에 맞춰 접고 풀칠 여백을 붙여 닫습니다. 곡면을 살리려고 종이를 살짝 말거나, 안을 채워 형태가 주저앉지 않게 하는 손질도 들어갑니다.

일반 복사용지보다 두꺼운 용지가 잘 맞습니다. 잉크젯 포토용지나 카드지처럼 형태를 유지하는 종이면, 완성 후에도 쉽게 찌그러지지 않습니다. 더 단단하게 만들 때는 표면에 투명 수지나 코팅을 올리거나, 빈 속을 스펀지 같은 재료로 채우기도 합니다. 풀은 여백에만 얇게 바르고 잠시 눌러 붙이는 편이 종이가 덜 웁니다.

페이퍼크래프트라는 말은 종이로 하는 여러 공예를 넓게 가리키기도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페파쿠라는 전개도로 캐릭터나 기물을 조립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면이 잘게 나뉠수록 곡선은 살아나지만, 맞추는 시간도 같이 늘어납니다.

주황 머리 교복 소녀, 스탠드 위 피규어, 청록 트윈테일 캐릭터 페이퍼크래프트

페파쿠라 디자이너

도면을 직접 만들고 싶다면 타마 소프트(Tama Software)의 페파쿠라 디자이너(Pepakura Designer)를 많이 씁니다. 블렌더나 메타세콰이어 같은 3D 프로그램에서 만든 모델을 불러와, 풀칠 여백이 붙은 전개도로 펼쳐 줍니다. 한국에서 많이 도는 PDO 파일은 이 프로그램 계열의 형식입니다. 보기만 할 때는 페파쿠라 뷰어로 열고, 저장과 수정까지 하려면 디자이너의 유료 라이선스가 필요합니다.

같은 도구는 책상 위 피규어를 넘어서, 코스프레용 갑옷이나 소품의 뼈대를 종이로 먼저 키운 뒤 수지로 보강하는 작업에도 쓰입니다. 실물 크기로 확대하면 맞추는 공이 커지지만, 금형 없이 형태를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요? 페파쿠라를 한 번이라도 조립해 본 적이 있나요? 좋아하는 캐릭터 도면을 두꺼운 종이에 출력해 보면, 평면이 입체가 되는 감각이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출처 및 유용한 링크

저자 소개

Kevin Henrique

일본, 한국,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중심으로 아시아 문화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일본어 교육, 여행 팁, 깊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집중하는 독학 작가이자 여행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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