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머리카락의 타입과 색상에 대한 편견이 있나요?

일본에서 머리카락의 타입과 색상에 대한 편견이 있나요?

거리는 색을 즐기고, 일부 학교는 검은 직모를 증명하라고 했다.

유전적으로 보면 일본인 대다수는 검고 곧은 머리를 타고난다. 그래서 해외에서 자주 따라붙는 질문이 있다. 곱슬머리, 갈색 머리, 금발이나 원색 염색을 하면 일본에서 눈치를 볼까.

한 줄로 잘라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시부야에서 사진을 찍히는 머리와 교실에서 검사받는 머리가 같은 나라의 머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튀는 못은 망치로 맞는다는 속담은 여전하다. 다만 어디에 박힌 못이냐에 따라 망치의 크기가 달라진다.

목차 3

학교에서는 검은 직모가 기본값이었다

1990년대에도 젊은이들이 머리를 밝히고 싶어 했지만, 중·고등학교 규칙은 자주 그걸 막았다. 일부 학교는 커트, 염색, 탈색까지 세세하게 적었고, 선생님은 뿌리 색을 확인하거나 기준에 맞게 되돌리라고 했다. 전통을 중시하는 선배에게 놀림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염색 금지 자체보다, 타고난 머리가 그 금지에 걸리는 순간이다. 선천적으로 갈색이거나 곱슬인 학생에게 검은색으로 물들이거나 스트레이트 펌을 하라는 지도가 실제로 있었다. 학교가 요구한 서류의 이름은 지모증명서(地毛証明書)다. 어릴 적 사진과 보호자 서명으로 “이건 염색이 아니라 원래 머리”라고 증명하라는 뜻이다.

2021년 도쿄도의회 정보공개에서는 도립 전일제 고등학교 177곳 가운데 79곳, 약 45퍼센트가 이런 신고를 받고 있었다. 임의라고 밝힌 곳은 그중 5곳에 그쳤다. 같은 해 오사카에서는 선천적 갈색 머리의 여학생이 반복적으로 흑염색을 요구받은 뒤 등교하지 못하게 된 사건이 재판까지 갔다. 교실에서 책상을 치우고 명단에서 이름을 지운 학교 측 조치에 대해 오사카 지방법원은 위자료 33만 엔을 인정했다. 동시에 염색을 막는 교칙 자체는 학교 재량 범위라는 판단도 함께 나왔다. 이겼다고 부르기엔 찜찜한 판결이다.

지모증명서는 검은 직모가 정상이라는 전제 위에서, 그렇지 않은 학생에게만 증명을 요구한다. 서류의 목적은 오해 방지라고 하지만, 전제 자체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검은 단발과 생머리의 교복을 입은 일본 여학생 다섯 명

일본 언론이 블랙교칙이라고 부르는 묶음에는 머리색만이 들어 있지 않다. 속옷 색, 투블럭 금지, 포니테일을 묶는 높이까지 적힌 학교가 있었다. 2022년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도립고의 흑염색 강요와 지모증명서 등을 새 학기부터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일부 학교는 학생·학부모 요청을 이유로 증명서를 남겼다. 규칙이 종이에서 지워져도, 검은 직모를 정답처럼 여기는 습관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는다. 2024년 도쿄변호사회가 외국 루트를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곱슬이나 브레이드를 하고 등교했다가 꾸민다고 지적받은 경험이 여전히 나왔다.

거리와 서브컬처는 정반대다

교문 밖을 나서면 풍경이 뒤집힌다. 일본인들이 머리를 가지고 노는 방식은, 학교 규칙이 상상하는 ‘튀지 말 것’과 정면으로 어긋난다. 인기 아티스트와 밴드 중에는 비주얼 계처럼 무대 위에서 머리 색을 의상처럼 쓰는 사람이 많다. 갈색이나 붉은 기는 길거리에서도 이미 흔한 선택이다.

갸루 금발, 푸른 애니메이션 머리, 게이샤 머리까지 담긴 헤어스타일 콜라주

애니메이션과 만화 캐릭터의 머리 색이 원색인 것도, 젊은 세대가 단색 흑발을 유일한 미로 보지 않는다는 신호다. 패션 쪽은 더 노골적이다. 갸루는 금발에 볼륨 있는 곱슬을 자기 얼굴처럼 썼고, 로리타 스타일 역시 가발과 염색을 실루엣의 일부로 넣는다. 몇십 년 전에는 반항의 표시였던 머리가, 이제는 주말 하라주쿠의 관광 풍경이 되기도 한다.

도쿄 거리에서 금발·분홍·은발 가발을 한 갸루들이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

큰 도시에서는 무지개색에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를 하고 다녀도 길을 막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르는 척 지나치거나, 오히려 사진을 찍자고 다가오는 쪽이 더 흔하다. 미용실 의자에 앉으면 그 자유는 더 구체적이다. 일본 이발소와 미용실은 커트와 컬러 메뉴가 세분되어 있고, 원하는 색을 말로 고르는 일이 일상이다.

포마드 업스타일, 분홍 모자의 웨이브 머리, 코스프레 금발의 세 컷

염색이나 곱슬머리를 해도 될까

여행객이나 성인에게 “일본에 가면 머리 때문에 차별받는다”는 말은, 학교 이야기를 거리 전체로 확대한 오해에 가깝다. 도쿄나 오사카 시내에서 금발·핑크·애쉬 브라운을 하고 다녀도 대부분의 사람은 신경 쓰지 않는다. 특이한 머리는 멋으로 읽히는 경우가 더 많다.

반대로, 중·고등학생이거나 교환학생으로 교복을 입는 입장이라면 이야기를 바꿔야 한다. 학교마다 두발 규정이 다르고, 일본 학교의 규칙은 머리 모양만 있는 게 아니다. 입학 전에 학생 수칙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타고난 갈색이나 곱슬을 염색으로 의심받는 경험은 혼혈 가정과 외국 루트 학생에게 특히 아프게 남는다.

직장도 학교만큼 뿌리까지 검사하지는 않지만, 보수적인 업종과 취업 준비 과정에서는 여전히 검은 머리가 무난하다는 공기가 있다. 서비스업 일부는 최근 들어 컬러를 풀어 주는 쪽이다. 머리를 고를 때 필요한 질문은 “일본이 편견이 있느냐”보다 “지금 서는 곳이 어디냐”에 가깝다. 교문 안에서는 검은 직모가 오랫동안 정답이었다. 교문 밖에서는 그 정답을 가발로 덮은 지가 벌써 몇십 년이다.

출처 및 유용한 링크

저자 소개

Kevin Henrique

일본, 한국,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중심으로 아시아 문화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일본어 교육, 여행 팁, 깊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집중하는 독학 작가이자 여행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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