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부다이 가에시 — 밥상을 뒤집는 일본의 분노 표현

차부다이 가에시 — 밥상을 뒤집는 일본의 분노 표현

낮은 식탁이 뒤집히면, 밥상 위의 저녁도, 이미 끝난 줄 알았던 일도 함께 날아간다.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 던지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일본에는 그걸 거의 초대하는 식탁이 있다. 높이 15~30cm의 낮은 나무 상, 차부다이(卓袱台). 무릎을 접고 앉은 자리에서 양손으로 가장자리를 잡아 올리면 그릇이 공중에 뜨고 상은 뒤집힌다. 그 동작을 차부다이 가에시(ちゃぶ台返し)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밥상 뒤집기와 같은 계통의 장면이다. 다만 원형은 높은 식탁이 아니라 다다미 위의 낮은 상이다. 실제로 하면 그날의 저녁과 함께 집안 공기가 깨지고, 만화와 인터넷에서는 그 동작이 분노의 기호가 되었다.

쇼와풍 애니메이션의 아버지가 식탁을 뒤집는 장면과, 현대 학원 애니에서 간식이 날아가는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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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부다이는 어떤 식탁인가

차부다이는 다리가 짧은 일본의 좌식 식탁이다. 원래 높이는 대략 15cm에서 30cm 사이고, 네 다리는 대개 접힌다. 옮기고 치우기 쉽도록 만든 가구다. 사람은 의자 대신 다다미나 자부톤에 앉는다.

공부, 놀이, 저녁까지 한 상으로 쓰는 집이 많다. 겨울에는 같은 높이의 코타츠로 바뀌기도 한다. 이불 아래 히터가 있는 그 테이블이 차부다이의 계절 버전인 셈이다.

메이지에서 다이쇼·쇼와 초기에 가족이 한 상을 둘러앉는 식사가 퍼지면서 차부다이도 자리를 잡았다. 그 전에는 사람마다 작은 상(膳)을 따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한 상에 저녁이 모이니, 뒤집히면 그날의 밥이 한꺼번에 끝난다. 그래서 이 동작이 그릇 몇 개를 깨는 일 이상으로 보인다.

거인의 별이 만든 화난 아버지

화가 나서 상을 뒤집는 장면은 TV와 만화에서 고집 센 가장의 이미지로 굳어졌다. 1968년 방송된 애니메이션 거인의 별(巨人の星)의 아버지 호시 잇테츠, 그리고 1974년 TBS 드라마 테라우치 칸타로 일가(寺内貫太郎一家)의 칸타로가 그 얼굴이다.

매번 상을 엎는다는 인상과 달리, 본편에서 실제로 뒤집히는 횟수는 이미지가 퍼진 속도보다 적다. 그래도 호시 잇테츠가 신문을 내려놓고 아들을 호통치는 그 식탁은, 일본에서 ‘화난 아버지’를 떠올릴 때 거의 자동으로 따라온다.

상을 뒤집는 것은 분노와 좌절의 연출이다. 동시에 구식 가장의 행동으로 여겨지며, 실제 가정에서는 가족을 해치는 폭력이 된다. 코미디로 남은 것은 화면 안의 이야기다.

일을 처음부터 엎는다는 비유

사전에서 차부다이 가에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식사 도중에 상을 뒤집는 행위. 다른 하나는 이미 준비된 일을 끼어들어 처음으로 되돌려 버리는 일. 상사나 결정권자가 거의 끝난 기획을 한순간에 무효로 만들 때 이 말을 쓴다.

밥이 바닥에 흩어지듯, 다른 사람이 차려 놓은 판이 한 번의 결정으로 사라진다. 낮은 식탁이 집안에서 줄어든 뒤에도 이 비유는 남았다.

카오모지 — 텍스트로 상을 뒤집기

일본 인터넷은 얼굴을 글자로 그리는 카오모지를 오래 썼다. 그림 문자인 이모지와는 다른 계통이다. 1990년대 초반쯤, 화난 사람이 상을 들어 올리는 모양이 텍스트로 돌기 시작했다. 서양에서는 table flip로 퍼졌고, 한국에서는 밥상 뒤집기 짤과 함께 쓰인다.

아래는 그 계열의 대표적인 얼굴들이다.

  • (╯°□°)╯︵ ┻━┻
  • (ノಠ益ಠ)ノ彡┻━┻
  • ┻━┻ ︵ヽ(`Д´)ノ︵ ┻━┻
  • (ノ≧∇≦)ノ ミ ┸━┸
  • (ノTДT)ノ ┫:・’.::・┻┻:・’.::・
  • (┛◉Д◉)┛彡┻━┻
  • (ノ`m´)ノ ~┻━┻ (/o\)
  • ─=≡Σ((((╯°□°)╯︵ ┻━┻
  • ┻━┻ ︵ ¯(ツ)/¯ ︵ ┻━┻
  • (ノ´・ω・)ノ ミ ┸━┸
  • (╯ರ ~ ರ)╯︵ ┻━┻
  • (ノ*`▽´*)ノ ⌒┫ ┻ ┣ ┳
  • (┛✧Д✧))┛彡┻━┻
  • ミ(ノ ̄^ ̄)ノ≡≡≡≡≡━┳━☆() ̄□ ̄)/
  • (ノ`A”)ノ ⌒┫ ┻ ┣ ┳☆(x x)

상을 다시 놓는 버전도 있다. 화를 낸 다음의 한숨에 가깝다.

  • ┬─┬ノ( º _ ºノ)
타이토 아케이드 초 차부다이 가에시 기체와, 실제 식탁 위로 그릇이 날아가는 장면

타이토의 초 차부다이 가에시

이 문화는 게임으로도 나왔다. 타이토의 아케이드 초 차부다이 가에시(超・ちゃぶ台返し!)는 2009년에 선을 보였고, 2010년 1월부터 가동했다. 차부다이 모양 컨트롤러를 직접 두드리다가, 제한 시간 안에 상을 뒤집는 체감 기계다.

일본 아케이드의 한 줄기로, 거실의 아버지, 결혼식, 사무실처럼 속이 끓는 무대를 고른 뒤 점수를 낸다. 속편과 거인의 별 콜라보 버전도 나왔다. 상을 뒤집고 싶다는 충동을 한 판에 담은 기계라는 점은 분명하다.

차부다이 가에시를 카오모지 한 줄로만 보면 장난이다. 가까이 가면 좌식 식탁의 높이, 쇼와 드라마의 고집 센 아버지, 그리고 일을 한순간에 엎는 말이 겹쳐 있다. 화면과 텍스트에서는 (╯°□°)╯︵ ┻━┻ 가 남고, 실제 밥상 위에서는 그 장난이 통하지 않는다.

출처 및 유용한 링크

저자 소개

Kevin Henrique

일본, 한국,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중심으로 아시아 문화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일본어 교육, 여행 팁, 깊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집중하는 독학 작가이자 여행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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