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츠분(節分): 오니에게 콩을 던져 봄을 맞이하는 풍습

세츠분(節分): 오니에게 콩을 던져 봄을 맞이하는 풍습

입춘 전날, 볶은 콩과 한 줄 초밥으로 계절의 경계를 지나는 일본의 세츠분

일본에는 가족이 오니(귀신·도깨비) 가면을 쓰고,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향해 볶은 콩을 던지는 날이 있습니다. 그 날이 바로 세츠분[節分]입니다. 겉보기에는 장난처럼 보이지만,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며 집 안의 액을 밀어내는 오래된 정화 의식입니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는 예로부터 병과 불운이 따라온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큰 소리로 「鬼は外!福は内!」오니와 소토(귀신은 밖으로), 후쿠와 우치(복은 안으로)를 외치며 콩을 뿌렸습니다. 오늘은 그 의미, 마메마키, 에호마키, 그리고 문 앞에 남기는 작은 부적까지 정리합니다.

목차 6

세츠분이란 무엇인가요?

세츠분[節分]은 글자 그대로 “계절을 나눈다”는 뜻입니다. 본래 사계절이 바뀌는 전날(입춘·입하·입추·입동 전)을 가리켰지만, 오늘날 일본에서 풍습으로 크게 기리는 날은 입춘(立春, risshun) 전날입니다. 날짜는 해에 따라 조금씩 달라 보통 2월 2일~4일 사이, 많은 해에는 2월 3일 전후에 옵니다.

같은 계열의 절기로는 여름 입하(立夏, rikka), 가을 입추(立秋, risshuu), 겨울 입동(立冬, ritto)이 있지만, 마메마키와 에호마키로 붐비는 세츠분은 사실상 이 봄맞이 하루입니다. 전국에서 기념되지만 국경일은 아닙니다.

마메마키 — 콩을 던지는 의식

세츠분의 중심은 마메마키[豆撒き]입니다. 볶은 콩, 이른바 후쿠마메(福豆, “복의 콩”)를 문 밖으로 뿌리거나, 오니 가면을 쓴 가족에게 던집니다. 흔히 집의 가장, 또는 그해 띠(간지)에 해당하는 사람이 의식을 이끕니다.

전형적인 순서는 간단합니다. 문을 열고 “오니와 소토!”를 외치며 바깥으로 콩을 뿌린 뒤, 문을 닫고 “후쿠와 우치!”와 함께 집 안을 향해 뿌립니다. 콩은 볶은 것을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생콩이 떨어져 싹이 트면 불길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의식이 끝나면 떨어진 콩을 주워 정리하는 것도 마메마키의 일부입니다.

마메마키 뒤에는 자신의 나이(전통적으로는 세는 나이)만큼, 또는 그보다 하나 더 콩을 먹어 한 해의 건강을 빕니다. 집뿐 아니라 신사와 절에서도 행사가 열리며, 유명 사찰에서는 연예인이나 스모 선수가 콩 봉지를 던지기도 합니다. 일부 절에서는 “관세음보살 앞에는 귀신이 없다”는 생각으로 “오니와 소토” 대신 복을 부르는 구호만 외치기도 합니다.

세츠분 때 오니 가면을 쓴 사람과 볶은 콩을 던지는 마메마키 장면

기원 — 츠이나에서 콩까지

세츠분의 뿌리는 중국에서 들어와 일본 궁정에서 행해진 츠이나(追儺, 또는 오니야라이) 의식에 닿아 있습니다. 일본 기록에서는 8세기 초(약 706년) 궁궐 문 앞에 토우를 세우고 복숭아 가지로 액을 쫓는 형태가 등장합니다. 복숭아는 오니를 물리친 모모타로 이야기와도 이어지는 상서로운 과일입니다.

헤이안 시대(794~1185) 궁정에서도 한 해가 바뀌는 경계에 악귀를 몰아내는 의식이 이어졌고, 가정에서 볶은 콩을 뿌리는 마메마키 형태는 무로마치 시대 무렵부터 널리 퍼졌다고 전합니다. 민간에서는 콩(豆, 마메)의 소리가 “마메”(魔目, 귀신의 눈)를 부수고 “마메츠”(魔滅, 악마를 멸함)로 통한다는 말놀이도 뿌리를 설명하는 데 쓰입니다.

구라마산의 승려가 볶은 콩으로 오니의 눈을 가려 재앙을 피했다는 전설 등, 지역마다 다른 기원담이 붙기도 합니다.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계절의 문턱에서 보이지 않는 액을 형상(오니)으로 만들고, 먹을 수 있는 콩으로 집 안을 다시 깨끗이 한다는 감각입니다.

왜 하필 콩인가요?

콩은 오곡 중 하나로 예로부터 생명력과 풍요의 상징이었습니다. 세츠분에는 그 콩이 집 정화의 도구가 되고, 의식이 끝난 뒤에는 먹는 복이 됩니다. 과거에는 입춘 전날을 음력 새해의 문턱처럼 여기기도 해서, 한 해의 병을 가져올 수 있는 “오니”를 미리 내보내는 의미가 강했습니다.

콩으로 만든 음식도 자연스럽게 식탁에 오릅니다. 낫토, 미소시루, 두부처럼 일상적인 콩 요리부터, 콩에서 비롯된 일본 음식 전반까지 세츠분 전후의 식탁과 잘 맞습니다. 홋카이도·도호쿠 일부에서는 대두 대신 땅콩을 쓰는 집도 있습니다.

에호마키와 세츠분의 음식

또 하나의 대표 음식은 에호마키[恵方巻]입니다. 두껍게 만 김초밥(후토마키)을 자르지 않고, 그해의 행운 방향인 에호(恵方)를 향해, 되도록 말없이 한 줄 통째로 먹는 풍습입니다. 자르면 “인연이 끊긴다”고 여기기 때문에 통째로 먹는다는 설명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칠복신을 의식해 일곱 가지 재료를 넣는 경우도 많습니다.

에호마키의 뿌리는 간사이(오사카 일대) 쪽에서 전해지며, 전국적으로 슈퍼와 편의점 진열을 장악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방향(에호)은 해마다 달라지므로, 그해 달력이나 상점에서 안내하는 방향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츠분이 “콩만 던지는 날”이 아니라, 먹고·뿌리고·문을 지키는 하루로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 앞의 히이라기이와시, 신사와 절

집 현관에는 히이라기이와시[柊鰯]를 달아 두는 지역도 있습니다. 호랑가시나무(히이라기)의 가시와 구운 정어리 머리의 냄새로 오니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는 부적입니다.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워졌지만, 2월 초 골목에서 문 장식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사·절의 세츠분 행사에서는 콩과 함께 과자나 작은 선물이 든 봉지를 던지기도 하고, 전통 무용이나 츠이나 의식이 곁들여지기도 합니다. 관광으로 일본에 머무는 2월이라면, 집 안의 작은 마메마키와 사찰 행사의 규모 차이를 함께 보면 세츠분의 결이 더 잘 보입니다. 일본 신화 속 오니의 이미지를 알고 가면, 가면 너머의 장면도 한층 선명해집니다.

세츠분은 공휴일 도장을 찍는 날이 아니라, 소리와 콩과 음식으로 계절의 경계를 몸으로 지나는 날입니다. 오니를 밖으로 보내고 복을 안으로 들이는 그 외침 안에는, 새 계절을 아프지 않고 맞이하고 싶다는 아주 구체적인 바람이 들어 있습니다.

출처 및 유용한 링크

저자 소개

Kevin Henrique

일본, 한국,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중심으로 아시아 문화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일본어 교육, 여행 팁, 깊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집중하는 독학 작가이자 여행자입니다.

커뮤니티

댓글

0개 댓글

이 언어로 공개된 댓글이 아직 없습니다.

댓글 보내기

이 글에 댓글 남기기

보안 확인을 불러오는 중...

링크, 임베드, 홍보 문구는 보내지 마세요. 댓글은 표시 전에 스팸 방지와 자동 번역을 거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