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액션 피규어(アクションフィギュア)라고 하면, 이제는 관절이 돌아가는 군인 인형만 가리키지 않는다. 같은 선반에 넨도로이드, 피그마, 1/7 스케일, 오락실 경품이 나란히 있고, 상자만 봐서는 무엇을 사는 건지 헷갈리기 쉽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짧게 말하자면, 액션 피규어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만화 캐릭터를 입체화한 콜렉터블이다. 일본에서는 이 말이 조금 더 넓게 쓰여, 단순히 “움직이는 인형”뿐 아니라 넨도로이드나 고정 포즈 스태츄까지 아우른다.

목차 10
액션 피규어의 역사
최초의 액션 피규어로 널리 알려진 것은 1964년, 미국 완구 회사 Hasbro가 내놓은 G.I. Joe다. 군인 인형에 관절을 넣고 “액션 피규어”라는 말을 붙인 것이 이 라인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출시 후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좋아하는 캐릭터와 놀 수 있고, 친구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며, 방을 장식하는 소품이 되기도 했다. 특히 어린이, 그중에서도 남자아이들이 많이 가지고 놀았다.
하지만 청소년과 성인들도 컬렉션을 위해, 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사랑으로 액션 피규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콜렉터블로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또 한 번의 성공을 거두었다. 품질은 점점 올라갔고, 피규어는 점점 더 정교해지면서 인기는 더 높아졌다.
관심이 커지자 새로운 제조사들이 생겨났다. 일본에서 이름을 남긴 곳으로는 Good Smile Company, Bandai, Kotobukiya가 있다.

현재의 액션 피규어
지금은 종류, 크기, 가격대가 한눈에 안 들어올 만큼 넓다. 손바닥만 한 미니어처부터 실물 크기에 가까운 대형까지 있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콜렉터블이 특히 잘 팔리고, 같은 캐릭터라도 포맷에 따라 가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싼 캡슐 피규어는 100엔대부터 있고, 잘 나온 스케일은 만 엔을 훌쩍 넘긴다. 희귀 중고나 대형 한정판은 그보다 훨씬 비싸다. 가격은 사는 곳, 재질, 수량, 희귀도에 따라 갈린다.
일본 전역에 피규어 가게가 있지만, 도쿄의 아키하바라(秋葉原)가 가장 유명하다. 고품질 피규어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가게가 한 동네에 몰려 있다.
피규어는 크기와 카테고리로 나뉜다. 그중 스케일 피규어는 캐릭터 설정 신장을 비율로 줄인 전시용이고, 관절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아래에서 자주 마주치는 종류를 하나씩 보자.

스케일 피규어 — 비율로 만든 전시용
스케일 피규어(スケールフィギュア)는 캐릭터 키를 1/7, 1/8, 1/6처럼 정해진 비율로 줄인 제품이다. 포즈는 거의 고정이고, 관절을 돌려 노는 물건이 아니라 선반에 두는 조각에 가깝다.
잘 나온 1/7은 조형과 도색이 촘촘해서, 처음 본 사람도 “아, 이게 그 캐릭터구나” 하고 알아본다. 대신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가격도 피그마나 넨도로이드보다 높은 편이다. 흔한 발매가는 만 엔대에서 시작해, 대형이나 한정판은 그 위로 올라간다.
Good Smile Company, Alter, Kotobukiya, Max Factory가 이 구간에서 자주 보인다. 같은 캐릭터라도 스케일과 넨도로이드는 완전히 다른 물건이니, 선반 공간과 예산을 먼저 정하는 편이 낫다.
피그마 — 13cm 액션 피규어
피그마 시리즈는 Max Factory에서 제작하고 Good Smile Company에서 유통하는 일본 액션 피규어 라인이다. 제품 시리즈는 Max Factory의 CEO인 Max Watanabe와 Masaki Apsy에 의해 개발되었다.
피그마 팀은 손바닥 크기에 관절 가동성이 높은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며,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다. 각 피그마는 여러 얼굴, 손, 선택 파츠와 함께 나온다.
가끔 피그마는 보컬로이드 캐릭터, 닌텐도 게임, 실제 인물을 소재로 하기도 한다. 최초의 피그마는 PS2 게임 『스즈미야 하루히의 당황』을 기반으로 한 하루히 스즈미야 한정판이었다.
첫 제품은 2008년 1월 31일, 제품 코드 SP001로 나왔다. 같은 해 후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시리즈의 나가토 유키가 첫 번째 대량 생산 피그마로 출시되었다.
피그마는 ABS와 PVC로 만들어진다. 각 피규어에는 몸을 받치고 여러 포즈를 잡아 주는 전용 스탠드가 들어 있다. 키는 약 13cm이지만, 원작 캐릭터 비율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다.
가격도 작품마다 다르다. 초창기에는 3,000~6,000엔대가 흔했지만, 최근 발매작은 그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표정과 교체 파츠가 들어 있어, 같은 몸체로 여러 장면을 만들 수 있다.
피규어끼리 파츠를 바꿔 끼울 수 있어서, 수집가는 조합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관절을 꺾다 상하기 쉬운 부위에는 유연한 플라스틱이 쓰인다.
넨도로이드 — 치비 타입 액션 피규어
넨도로이드[ねんどろいど]는 치비 스타일(큰 머리, 짧은 몸)의 액션 피규어로, 관절이 있고 커스터마이징이 쉽다. 높이는 약 10cm, 더 작은 라인은 6cm대다. 2006년 Good Smile Company에서 처음 나왔다.
대부분의 넨도로이드는 팔과 다리를 바꿀 수 있고, 목에도 관절이 있다. 본편 말고도 갈래가 여러 개다.
- 넨도로이드 페티트 — 높이 약 6.5cm의 더 작은 피규어
- 넨도로이드 모어 — 옷, 추가 파츠, 클립, 흡착 스탠드가 들어가는 확장 세트
- 넨도로이드 플러스 — 피규어 본편 밖의 타월, 키링, 의류 같은 굿즈 라인
- 넨도로이드 co-de — 머리와 옷을 분리해 갈아입히는 고정 포즈 피규어
피그마보다 자리를 덜 차지하고, 표정을 바꿔 가며 사진을 찍기 좋다. 더 자세한 내용은 넨도로이드 기사에 모아 두었다.

펀코 팝 — 미국의 큰 머리
다른 인기 라인은 미국에서 온 펀코 팝이다. 옛 브라운관처럼 머리가 둥글고 크다.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영화, 게임 캐릭터가 수백 종 있다.
펀코는 라이선스 팝 컬처 콜렉터블을 만드는 미국 회사다. 비닐 피규어와 보블헤드로 잘 알려져 있고, 전자 제품이나 타월 같은 굿즈도 낸다.
넨도로이드 대신 펀코를 고르는 사람도 있다. 가격은 작품과 희귀도에 따라 크게 벌어진다. 어떤 것은 귀엽고, 어떤 것은 끔찍하다고 생각한다.

프라이즈 피규어와 반프레스토
일본 오락실 UFO 캐처에서 뽑히던 경품이 바로 프라이즈 피규어다. 포즈는 고정인 경우가 많고, 스케일보다 도색이 단순하지만, 최근작 중에는 선반에 올려도 어색하지 않은 것도 있다. 한국에서는 경품이 아니라 상자 채로 팔리는 경우가 흔하다.
이 구간의 대표 이름이 반프레스토다. 원래는 일본 향 비디오 게임, 특히 애니메이션 게임을 만들던 회사였고, 2008년 4월 1일 반다이 남코 쪽 그룹에 들어갔다. 2019년에는 반다이 스피릿과 사업이 합쳐졌고, 지금은 반프레스토가 오락실용 경품 브랜드로 남아 있다.
반다이 스피릿 아래에는 성격이 다른 라인도 있다. S.H.Figuarts(타마시 네이션스)는 관절이 많은 액션 피규어고, 프라이즈와는 가격도 쓰임도 다르다. 큐포스켓처럼 머리가 큰 경품 라인도 반프레스토 쪽에서 자주 보인다.
중고 숍에서는 천 엔에서 몇천 엔대 프라이즈를 쉽게 본다. 입문용으로 부담이 적고, 같은 캐릭터의 스케일을 사기 전에 “이 얼굴이 집에 있어도 좋은가”를 시험해 보기에도 좋다.
가샤폰 액션 피규어
일본에는 유명한 캡슐 머신 가샤폰이 있다.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공이 나오고, 그 안에 미니 피규어가 들어 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가장 싼 가격으로 만나는 방법 중 하나다.
가샤폰은 뽑기 기계와 비슷하다. 동전을 넣고 돌리면 선물이 떨어진다. 일본 전역, 특히 게임 센터 앞과 상점가에 늘어서 있다.
이런 피규어의 품질은 대체로 낮고, 색이 단순하며 쉽게 부러질 수 있다. 그래도 100엔대부터 있는 접근하기 쉬운 선택이다. 알 속 선물은 대개 3cm 안팎이다.
가샤폰에도 가격대가 있다. 더 비싼 기계는 조금 더 나은 물건을 넣기도 한다. 피규어뿐 아니라 키링, 장난감 등 온갖 콜렉터블이 나온다.

액션 피규어의 품질
싸지만 도색이 거칠고, 색이 쉽게 바라고, 파츠가 잘 부러지는 제품을 내는 무명 업체도 많다. 유명 브랜드를 흉내 내다 실패한 짝퉁도 있다.
저품질이나 불법 복제는 권하지 않는다. 사려는 제품의 조형과 도색을 사진으로라도 꼼꼼히 보는 편이 낫다. 오리지널을 만드는 쪽의 공도 생각해 볼 일이다.
제대로 된 공장은 도색 경계와 금형 품질에 꽤 신경을 쓴다. Good Smile Company가 그 예로 자주 꼽힌다. 피규어가 “거의 100% 수작업”인 것은 아니지만, 도색과 검수에는 사람 손이 많이 들어간다. 가짜 액션 피규어는 박스 인쇄, 홀로그램, 무게감에서 티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한 세계에 반하지 않을 수 없으며, 솔직히 나는 일본 액션 피규어의 열렬한 팬이다. 결국, 누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입체 복제를 갖고 싶지 않겠는가?

일본에서 액션 피규어는 어디서 사나요?
일본이면 피규어가 쌀 것이라고 상상하는 분도 있다. 현실은 다르다. 애니메이션 행사에서 싼 물건을 만나는 것과 달리, 일본 매장 신품은 정품인 대신 가격도 정가다.
아키하바라 같은 유명한 동네에 가도 싼 신품은 잘 안 보인다. 피그마 하나만 해도 수천 엔이 기본이다. 아끼고 싶다면 중고, 프라이즈, 가샤폰 쪽으로 눈을 돌리는 수밖에 없다.
아키하바라가 가게로 유명해도, 관광객을 상대로 한 가격이 섞여 있으니 사기 전에 같은 제품을 두세 곳에서 비교하는 편이 낫다. 도쿄에서는 나카노 브로드웨이에서 중고 전문점을 찾기 쉽다.
Book Off와 그 변종인 Mode-Off, Off-House, Hobby-Off, Garage-Off를 찾아보라. 가게마다 취급이 다르지만, 피규어는 여러 곳에서 나온다. 일본에서 가장 흔한 중고 프랜차이즈 중 하나다. 만다라케는 희귀 중고를 찾는 사람들이 자주 들른다.
잘 안 알려진 동네 중고점은 이런 유명 가게보다 더 쌀 때가 있다. 오사카 난바 역 근처에는 Admski라는, 레트로 물건을 잘 다루는 가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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