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四国, Shikoku)는 이름 그대로 “네 개의 나라”입니다. 혼슈의 남쪽, 규슈의 동쪽에 자리한 네 개의 주요 섬 가운데 가장 작고 한산한 편이라, 도쿄·오사카의 혼잡과는 결이 다른 일본을 만나고 싶을 때 자주 거론됩니다.
인구는 400만 명에 못 미치고 면적은 약 18,783km². 계곡과 옛 성시, 온천, 바닷길 사이로 88개 사찰 순례가 섬 전체를 한 바퀴 도는 곳이기도 합니다. 에히메·가가와·도쿠시마·고치, 네 현의 온도 차이를 따라가 보면 시코쿠의 얼굴이 또렷해집니다.
목차 7
에히메 현
오즈, 마쓰야마, 우와지마의 성으로 알려진 현입니다. 그중에서도 마쓰야마 중심부 동쪽에 있는 오랜 온천 도고 온센(Dogo Onsen)이 눈에 띕니다. 목욕 문화와 료칸이 어우러져, 온천을 중심으로 하룻밤을 잡고 싶은 여행자에게 익숙한 거점입니다.

또 하나의 상징은 시코쿠와 혼슈를 잇는 시마나미 카이도입니다. 보행자와 자전거가 여러 섬을 건너며 이어지는 60km가 넘는 길이라, 풍경을 “스쳐 지나기”보다 몸으로 통과하고 싶을 때 특히 잘 맞습니다.
가가와 현
가가와[香川県]는 일본에서 가장 작은 현으로, 사누키 우동으로 유명합니다. 세토 내해 쪽에는 현대 미술로 이름난 나오시마와 데시마가 있고, 섬마다 미술관·설치 작품이 흩어져 있습니다.
현청 소재지 다카마쓰는 정원·박물관·사찰이 가까운 항구 도시입니다. 가가와는 예전에 사누키로 불렸고, 한때는 에히메의 일부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다카마쓰의 야시마는 헤이케와 겐지 사이의 전장이었습니다. 이름은 일본 전통 가옥의 지붕 형태를 떠올리게 해 “지붕 섬”으로 풀이되기도 합니다.
도쿠시마 현
도쿠시마(徳島) 현과 시는 전통 춤 아와 오도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8월 중순 오본 시기에 거리로 쏟아지는 축제는, 시코쿠에서도 여름 분위기가 가장 뜨거워지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나루토와 소용돌이
시코쿠 북동쪽, 도쿠시마 현의 나루토는 물의 소용돌이로 유명합니다. 나루토와 아와지 섬을 잇는 다리 일대에서 조류가 부딪히는 장면을 볼 수 있어, 바다의 리듬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을 때 들르는 지점입니다.

이야 계곡
이야는 시코쿠 중앙부, 도쿠시마 현의 산악 계곡입니다. 가파른 비탈과 깊은 협곡 사이로, 덩굴로 엮은 다리가 오래전부터 마을을 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오늘날에도 원형을 남긴 덩굴 다리가 남아 계곡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계곡 일대에서는 시코쿠에서 손꼽히는 고봉 쓰루기 산, 그리고 이야 가즈라바시·오쿠이야 가즈라바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온천과 하이킹 코스도 있어, 도시 관광과는 다른 호흡으로 섬의 내륙을 느끼는 구간입니다.

고치 현
고치는 시코쿠 남쪽 해안에 자리하며, 같은 이름의 현청 도시가 중심입니다. 성·사찰·정원·박물관이 도심에 가깝고, 분위기는 남쪽 특유의 느슨함이 느껴집니다. 도시 남쪽에는 경치로 이름난 해변 가쓰라하마가 있어, 성 구경과 바다를 하루에 이을 수 있습니다.
고치성처럼 본래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한 성채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남쪽 해안의 이 현이 자연스럽게 일정에 들어옵니다.
시코쿠 88개 사찰 순례
시코쿠를 관통하는 큰 줄기는 헨로(遍路)라 불리는 88개 사찰 순례입니다. 9세기 승려 구카이(고보 다이시)와 인연이 깊다고 전해지는 사찰들을 잇는 길로, 걸어서 돌면 대략 1,200km에 달하는 원형의 여정입니다.
많은 사람이 도쿠시마의 1번 사찰에서 시작해 시계 방향으로 돌지만, 현 단위로 끊어서 가거나 일부 구간만 걷는 방식도 흔합니다. 흰 조끼와 지팡이 같은 전통 차림은 필수는 아니나, 길 위에서 순례자로 알아보기 쉽게 해 주는 표식이 됩니다. 사찰과 온천, 우동과 바닷길을 한꺼번에 보고 싶다면, 이 순례의 선을 지도 위에 겹쳐 보는 것만으로도 일정이 정리됩니다.
시코쿠에는 아직 이야기할 성시·정원·호수·산길이 남아 있습니다. 네 현을 한 바퀴 돌아보면, “작은 섬”이라는 인상 뒤에 얼마나 다른 풍경이 겹쳐 있는지 금세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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