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게임을 일로 삼는 그림은 대개 PC방 스크림, 팀 하우스, 대학 e스포츠학과 쪽으로 그려진다. 일본에는 그 길을 전문학교(専門学校) 시간표로 옮겨 놓은 곳이 있다. 도쿄 에도가와구 니시카사이의 도쿄 애니메이션·성우·e스포츠 전문학교(東京アニメ・声優&eスポーツ専門学校)가 그 예다. 프로 선수 연습만 하는 학원이 아니라, 대회 운영·실황·매니지먼트까지 전공으로 나눈다.
e스포츠 무대가 커지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 에이펙스 레전즈 같은 타이틀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사람이 늘었다. 다만 그 길이 선수 한 줄만 있는 건 아니다. 이 학교는 옆자리—캐스터, 운영 스태프, 팀 매니저—를 커리큘럼으로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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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게이머 스쿨은 어떤 학교인가
공식 사이트는 anime.ac.jp다. 예전에 ‘도쿄 애니메이션 스쿨’로 불리던 지케이(JIKEI) COM 계열 전문학교로, 일본에서 e스포츠를 전공으로 연 학교 중 하나로 소개된다. 캠퍼스는 도쿄 메트로 도자이선 니시카사이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에도가와구 쪽이다. 아키하바라 한복판의 게이밍 카페를 떠올리면 위치가 어긋난다.
학교는 스스로 ‘일본 최초의 e스포츠 업계를 배울 수 있는 전문학교’라고 내세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대학 학위를 주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고등학교를 마친 뒤 직업 교육을 받는 센몬(전문학교)이다. 4년제에서는 고도전문사 코스, 3년제에서는 실습 위주 진로를 고른다. 프로가 와서 직접 가르치는 수업도 커리큘럼의 일부로 남아 있다.
전문학교와 e스포츠 고등학교는 다르다
검색창에 ‘일본 e스포츠 학교’를 치면 시부야의 e스포츠 고등학원(eスポーツ高等学院)이 자주 섞여 나온다. 그곳은 통신제 고등학교 서포트교로, 주오 고등학원과 NTT e-Sports가 만든 고교 과정이다. 고교 졸업 자격을 챙기면서 게임을 배우는 트랙이다.
도쿄 애니메이션·성우·e스포츠 전문학교는 그다음 단계다. 이미 고교를 나온 사람이 프로게이머, 스트리머, 이벤트 스태프를 직업으로 연습하는 곳이다. 나이를 착각하고 원서를 넣으면 제도 자체가 다르다.
고등학생용 통신제 서포트교와 고교 졸업 후 전문학교는 둘 다 ‘학교’지만, 입학 자격과 졸업장이 갈린다.
e스포츠 분야의 네 전공
현재 e스포츠 월드는 네 갈래다.
e스포츠 매니지먼트 전공 (4년제) — 팀 구성, 스폰서, 경영.
프로게이머 전공 (3년제) — 선수 실기와 그 이후 진로.
게임 실황 · 스트리머 전공 (3년제) — 캐스터, 방송, 영상.
e스포츠 이벤트 기획·운영 전공 (3년제) — 대회 스태프, 제작, 진행.
예전 안내에 보이던 Game Playing I, English for Gamers, Self Management 같은 영문 과목명은 지금 사이트 기준으로는 이렇게 전공 단위로 정리돼 있다. 수업 안에서는 팀 매니지먼트, 타이틀 연구, 프로게이머 실습, 스트리밍, 캐스터 실전, 대회 제작이 반복된다. FPS·RTS·격투 같은 장르 실기와 이벤트 기획을 함께 다루는 골격은 예전 글과 같다. 달라진 건 간판 타이틀이다. 학교 측이 공개한 산학 사례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사회인 리그 협력, 에이펙스 재팬 챔피언십 운영, 섀도우버스 오프라인 대회 스태프, 레드불 캠퍼스 클러치 일본 결승 중계가 있다.
장비는 프로 현장 스펙을 쓴다고 안내한다. 프로페셔널 게이머 룸, 스트리밍 룸, 교내 이벤트용 EL 스테이지가 있고, 재학 중 오디션·트라이아웃을 학교가 연결하는 식이다. 선수만 키우는 학원처럼 보여도, 실제 전공 절반은 그 무대를 만드는 쪽이다.
유학생이 먼저 확인할 것
수업은 일본어다. 유학생 안내에 따르면 입학 전형에 일본어 필기와 면접이 들어가고, 주 2회 일본어 수업으로 반을 나눈다. 반 편성은 JLPT나 EJU 점수를 참고한다. 한국에서 전문학교 유학을 준비할 때 흔히 꺼내는 JLPT는 여기서 가산점 뱃지가 아니라, 수업을 버틸 일본어의 척도에 가깝다. 정확한 제출 요건은 그해 모집요강을 봐야 한다.
지케이 국제교류 COM이 한국어 상담을 받는다고 안내한다. 비자, 기숙, 학비 문의가 그쪽이다. 1년차 학비는 유학 안내 자료 기준으로 약 1,650,800엔(교재·검진 등 별도)으로 나와 있다. 금액은 해마다 바뀌므로 학교 팜플렛이 우선이다.
한국은 이미 프로 씬과 대학 e스포츠 학과가 두껍다. 일본 코스가 눈에 띄는 지점은 ‘선수 양성’ 자체가 아니라, 운영·실황·매니지먼트를 센몬 과정으로 묶어 둔 구성이다. 선수만 노리고 가면 경쟁은 한국 못지않게 가파르다. 원서를 고르기 전에 일본의 대학과 전문학교 차이를 먼저 읽는 편이 낫다.
게임을 안 해도 되는 다른 과정
게임을 직업으로 삼고 싶지 않다면 같은 캠퍼스에 성우, VTuber, 애니메이션·일러스트·음향 과정이 있다. 더빙, 2D/3D, 피규어, 스토리 구성까지 넓게 깔려 있다. e스포츠와 성우를 하루에 체험하는 오픈 캠퍼스도 열린다.
게임 제작 쪽으로 기울면 일본 스튜디오의 하루를 그린 게임 프로그래머의 일상이 선수 트랙보다 가깝다. 이 학교의 e스포츠 전공은 엔진을 짜는 프로그래머 과정이 본령이 아니다.
과정과 학비는 모집 연도에 따라 바뀐다. 최신 안내는 공식 사이트의 e스포츠 분야 페이지가 이 글보다 앞선다. 일본에서 게임을 일로 삼고 싶다면, 먼저 고교인지 전문학교인지를 고르고, 그다음에 선수인지 운영인지를 고르면 된다. 그 순서를 뒤집으면 학교 이름만 화려한 원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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