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아직 혼탕 온천이 있을까?

일본에 아직 혼탕 온천이 있을까?

혼욕부로와 카시키리는 다른 탕입니다

수세기 전, 서양에서는 바닷가에서 남녀가 함께 물에 들어가는 일조차 논쟁거리였습니다. 그 무렵 일본인들은 이미 온천에서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같은 탕에 들어가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옷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 많았고, 그 자체로 소란스러운 장소라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일본인들은 온천의 따뜻한 물을 즐기면서 타인의 나체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입니다. 눈길이 기분 나쁜 사람이 있어도, 물에 잠긴 몸을 오래 보거나 만지기는 어려웠습니다. 혼욕은 혼욕부로(混浴風呂)라고 부르며, 이름보다 규칙이 더 분명합니다. 요즘 남은 혼탕에서는 여성이 작은 수건으로 몸을 가리거나, 시설이 빌려 주는 입욕복 유아미기(湯浴み着)를 입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위 노천탕에서 수건으로 몸을 가린 두 사람과, 나무통이 놓인 노천탕을 나란히 담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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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 혼욕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

문제가 되는 일은 예전에도 있었고, 사람이 적을수록 더했습니다. 메이지 유신(1868) 이후 일본 당국은 혼욕을 풍속과 대외 체면의 문제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서양인 여행기가 남녀가 같은 탕에 들어가는 장면을 부도덕하게 적어 둔 것도 한몫했습니다.

도쿄부는 1872년(메이지 5년) 이시키카이이 조례로 혼욕을 단속했고, 1900년에는 내무성령으로 공중목욕장의 혼욕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습니다. 전후의 공중목욕장법과 각 지자체 조례가 그 틀을 이어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새로운 혼탕을 새로 열기는 어렵습니다. 예전에 있던 곳이 문을 닫으면, 그 자리는 잘 돌아오지 않습니다.

기존의 온천들은 성별에 따라 탕을 나누었고, 전통을 지키려던 곳 중에는 이용객의 태도 때문에 오래가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거의 사라졌고, 남은 곳은 산간과 시골 온천지에 흩어져 있습니다.

바다와 화산이 보이는 노천 온천 풀에서 김이 피어오르는 풍경

혼탕과 카시키리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 일본 혼탕을 찾다 보면 두 가지가 한 바구니에 섞입니다. 혼욕은 남녀가 같은 공동 탕에 들어가는 일입니다. 다른 손님도 있습니다. 카시키리(貸切), 흔히 말하는 가족탕·전세탕은 시간을 빌려 쓰는 개인 탕입니다. 커플이나 가족이 단둘이 들어가고 싶다면 그게 맞습니다.

료칸의 객실 노천탕이나 전세탕을 혼욕이라고 부르는 글이 많습니다. 같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전통 혼욕부로와는 공기가 다릅니다. 예약 전에 어느 쪽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스파형 시설도 있는데, 그건 알몸 입욕과는 또 다른 규칙입니다.

일본에 아직 혼욕이 있나요?

있습니다. 다만 도쿄 한복판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는 어렵습니다. 장소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주인의 책임이 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혼욕 온천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남은 곳은 산속, 유황 물이 뿌연 노천, 오래된 목조 대욕장이 많은 편입니다.

다행히 일부 시골과 산에서는 주민들이 전통 혼욕을 이어 갑니다. 요금을 받지 않는 작은 공동탕도 있고, 그런 자리를 찾는 사람은 나이 든 손님이 많습니다. 외국인이 갑자기 들이닥치면 당황하는 곳도 있으니, 규칙을 미리 읽고 가는 편이 맞습니다.

산속 온천의 이웃은 사람만이 아닙니다. 나가노 지고쿠다니처럼 일본원숭이가 온천에 들어가는 풍경은 따로 유명하고, 아오모리 스카유는 원래 사슴이 상처를 씻었다는 이야기로 시카노유(鹿湯)라 불렸습니다.

온천물에 몸을 담근 채 바위에 팔을 걸친 일본원숭이

지금도 확인할 수 있는 혼탕

이름을 수십 개 늘어놓으면 금방 낡습니다. 문은 닫히고, 규칙은 바뀝니다. 아래는 혼욕이 시설의 얼굴로 남아 있는 곳으로, 가기 전에 해당 온천의 안내를 다시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 스카유 온천(酸ヶ湯, 아오모리) — 히바 나무로 지은 넓은 혼욕탕 센닌부로(千人風呂)가 있습니다. 남녀 분리탕과 여성 전용 시간도 따로 있습니다.
  • 츠루노유 온천(鶴の湯, 아키타 뉴토) — 뿌연 유황 노천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이 탁해서 탕 안에서는 몸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남녀 분리탕도 있습니다.
  • 타카라가와 온천(宝川, 군마) — 강가의 큰 노천 중 혼욕탕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입욕복 유아미기를 입는 것이 기본인 경우가 많습니다.
  • 아오니 온천(青荷, 아오모리) — 산속 등불 온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혼욕 여부와 시간대는 숙소 안내에 따릅니다.

일본에서 가볼 만한 온천을 고를 때도, 혼욕을 원하는지 전세탕을 원하는지 먼저 정해 두면 헤매지 않습니다.

혼욕탕에서 알아 둘 규칙

일반 온천 예절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들어가기 전에 몸을 씻고, 작은 수건은 물에 넣지 않습니다. 혼탕에서는 여기에 몇 가지가 더해집니다. 수건으로 앞을 가리며 걷거나, 유아미기를 빌려 입는 곳이 있습니다. 시설이 옷을 권하면 그게 규칙입니다.

시선을 오래 두지 않습니다. 말은 작게. 사진과 영상은 금지입니다. 탕 안에서 남을 찍는 일은 그 온천을 닫게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여성 전용 시간이 있는 혼탕도 있으니, 부담되면 같은 시설의 남녀 분리탕을 쓰면 됩니다. 혼욕을 꼭 해야 그 온천의 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에 사는 분이라면, 산속 혼탕에 들어가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생각보다 소란스럽지 않고, 나이 든 손님이 조용히 앉아 있는 풍경인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및 유용한 링크

저자 소개

Kevin Henrique

일본, 한국,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중심으로 아시아 문화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일본어 교육, 여행 팁, 깊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집중하는 독학 작가이자 여행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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