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호각이 울리면 유카타 차림의 선수들이 이불에서 일어나고, 코트 위의 베개가 한꺼번에 움직입니다. 웃음으로 끝나는 장난처럼 보이지만, 일본 이토 온천의 마쿠라나게(枕投げ)는 대장 보호, 위치 선정, 남은 시간 계산이 모두 필요한 팀 경기입니다.
마쿠라나게는 일본에서 익숙한 수학여행의 베개 싸움을 스포츠 규칙으로 다듬은 대회입니다. 대표 무대인 전일본 마쿠라나게 대회는 시즈오카현 이토시에서 열리며, 베개를 잘 던지는 것만큼 상대의 흐름을 읽고 팀 역할을 지키는 일이 중요합니다.
목차 7
마쿠라나게는 어떻게 대회가 되었을까?
마쿠라나게라는 말은 말 그대로 베개를 던진다는 뜻입니다. 이토 온천의 관광 안내는 수학여행에서 몰래 즐기던 베개 싸움에 독자적인 규칙을 더해 스포츠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합니다. 지역의 젊은 방문객을 늘리고 싶었던 고등학생들의 생각도 이 행사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이 경기는 단순히 색다른 축제 구경거리가 아닙니다. 선수들은 유카타를 입고 정해진 경기장에 서며, 대회용 규정에 따라 승패를 겨룹니다. 침구 문화와 수학여행의 기억을 빌려 왔지만, 경기 안에서는 각자가 맡은 역할이 분명합니다. 후통과 이불이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공식 경기는 어떻게 진행될까?
현재 공개된 전일본 마쿠라나게 대회 규칙에서는 한 팀이 8명으로 구성됩니다. 실제 경기에는 대장 1명, 리베로 1명, 공격수 3명과 서포트 3명이 참여합니다. 등록 인원과 출전 인원에는 별도 제한이 있고, 상황에 따라 최소 인원으로도 경기를 치를 수 있습니다.
각 팀의 경기 구역은 4.5m×7.2m이며, 두 진영 사이에는 2m 간격이 놓입니다. 한 경기는 2분짜리 세 세트로 진행되고 두 세트를 먼저 가져간 팀이 이깁니다. 제한 시간 안에 결판이 나지 않으면 살아남은 선수 수를 비교하며,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을 때는 베개 멀리 던지기로 결정합니다.
무엇이 아웃이고, 무엇이 승부를 가를까?
- 상대가 던진 베개가 바닥에 닿지 않고 몸에 맞으면 아웃입니다.
- 날아오는 베개를 잡거나, 손에 든 베개로 막아도 아웃으로 처리됩니다.
- 자기 진영 밖으로 나가면 아웃이며, 밖에서 던진 베개가 맞아도 유효하지 않습니다.
- 대장이 맞는 순간 그 세트는 끝납니다. 그래서 공격만 몰아붙이는 팀은 쉽게 빈틈을 보일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맞은 뒤 이불 쪽으로 가서 잠든 척하는 장면은 이 경기만의 유머입니다. 그러나 규칙상으로는 전력 손실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베개 하나를 피하는 일이 곧 숫자 싸움과 대장 방어로 이어집니다.

공격수·리베로·대장·서포트의 역할
공격수는 코트 안에서 베개를 던지고 피하며 상대를 노립니다. 리베로는 경기 초반부터 남은 시간이 30초가 될 때까지 이불을 양손으로 잡고 방어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입니다. 30초가 남으면 심판의 선언과 함께 이불 방어가 끝나고, 리베로도 다른 선수처럼 공격과 회피에 참여합니다.
대장은 가장 보호해야 할 선수입니다. 초반에는 정해진 이동 구역을 지켜야 하지만, 베개를 던지거나 회수하는 순간에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서포트는 코트 밖에서 자기 편 구역을 벗어난 베개를 되돌리고, 경기마다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선생님이 왔다!’ 호출을 맡습니다. 이 호출이 인정되면 짧은 시간 동안 대장이 상대 진영의 베개를 가져올 수 있어, 단순한 수비전의 흐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왜 베개 싸움이 전략 경기로 보일까?
베개는 가볍지만, 경기 안에서 무작정 많이 던지는 선택은 늘 유리하지 않습니다. 손에 든 베개로 막는 행동도 아웃이 될 수 있고, 진영 경계를 밟는 순간에도 선수를 잃습니다. 따라서 공격수는 빈 공간을 찾고, 리베로는 대장 앞의 시야를 정리하며, 서포트는 회수한 베개를 언제 돌려줄지 살펴야 합니다.
이런 규칙이 있기에 관전 포인트도 또렷합니다. 대장을 향해 베개가 몰리는 순간, 리베로 종료 뒤의 마지막 30초, 그리고 베개가 코트 사이에 쌓였을 때가 특히 긴장감 있는 장면입니다. 겉으로는 유쾌한 광경인데도 승부의 방향은 작은 위치 차이와 한 번의 판단으로 달라집니다.

경기는 어떤 장면에서 시작될까?
시작 전에는 양 팀 대표가 코트를 정하고 인사를 나눕니다. 각 팀의 베개 다섯 개는 자기 진영 앞쪽에 놓이고, 공격수·리베로·대장은 정해진 이불 위에서 누운 채 신호를 기다립니다. 호각이 울린 뒤에야 동시에 일어나 움직일 수 있어, 첫 몇 초부터 베개를 먼저 잡으려는 속도와 대장에게 돌아갈 길을 확보하려는 판단이 갈립니다.
코트 중앙 사이의 간격으로 떨어진 베개도 선수는 몸을 진영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한 회수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서포트는 그 사이 공간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런 작은 제한 덕분에 가까운 베개 하나를 두고도 누가 움직일지, 대장을 비울지, 다음 공격을 기다릴지를 팀이 빠르게 정해야 합니다.
이토 온천에서 볼 때 알아둘 점
이토시의 안내 페이지는 전일본 마쿠라나게 대회를 매년 열리는 행사로 소개하며, 개최 시기와 참가 모집, 세부 규칙을 별도로 공지합니다. 여행 중 관람이나 참가를 생각한다면 예전 기사나 영상만 보고 일정을 정하지 말고, 해당 해의 공식 안내에서 날짜와 모집 조건을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쿠라나게의 재미는 일본의 흔한 베개 싸움을 낯선 스포츠 규칙으로 바꾼 데 있습니다. 대장이 맞으면 세트가 끝나고, 리베로의 이불 방어도 시간 제한이 있으며, 서포트의 호출 하나가 흐름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토 온천의 이 대회는 가벼운 장난의 기억과 진지한 팀 플레이가 같은 코트에서 만나는 행사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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